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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TRIP TO THE PAST

서울 한가운데, 한옥 130여 채가 모여 있는 익선동. 일순간 시간 여행자가 되어 그 안으로 들어가면 고즈넉한 한옥의 구조를 살린 레스토랑, 카페, 라운지 바, 만화책방, 향수 공방 등이 당신을 반갑게 맞을 것이다.


MANHWA GAGE
최신작 익선동을 이야기할 때 ‘익선다다’를 빼놓을 수 없다. 아트 디렉터 박지현과 공간 기획자 박한아가 힘을 합쳐 이끄는 익선다다는 거주지의 역할만 해오던 익선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두 사람은 2014년 익선동 깊숙한 골목 안에 있던 한옥 한 채를 빌려 카페 ‘익동다방’을 오픈하며 익선동에 입성했다. 이와 함께 익선동의 카페 겸 영화관 ‘엉클 비디오타운’과 가맥집 ‘거북이 슈퍼’ 등에 컨설팅과 공간 디렉팅을 제안했고 현재 ‘열두달’, ‘경양식 1920’, ‘동남아’, ‘르 블란서’ 등의 레스토랑과 호텔 ‘낙원장’ 등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엉클 비디오타운 건너편에 최신작으로 만화방 ‘만홧가게’를 오픈했다.
은신처 만홧가게는 아지트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기둥과 서까래 등 기존 한옥의 틀이 잘 유지되어 있고 의자나 소파의 컬러는 한옥의 원목색과 잘 어울리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초록색이다. 대청마루에서 마음에 드는 만화책을 고른 다음 벙커 침대처럼 생긴 공간 1층에 들어가거나 2층에 올라가 뒹굴뒹굴하며 만화책을 볼 수 있다. 만홧가게에서 판매하는 델리만쥬, 쥐포, 라면 등을 먹으며 맥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원피스>부터 <하비비>까지 대중적인 만화부터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유럽권 만화책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만홧가게는 다양한 책 전문가의 큐레이팅을 통해 때때로 책을 바꾸거나 늘린다. 수많은 만화책 사이에서 고민하는 독자를 위해 벽면에 이달의 추천 도서를 적은 포스터를 붙이기도 한다.

ITALY 
CHONGGAK
익선동 느낌 이탤리언 레스토랑 ‘이태리총각’은 서촌에 본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겨울 이태리 총각의 공동 대표인 전성환은 지인들과 함께 익선동에 위치한 카페 ‘식물’에서 와인을 마셨다. 당시 익선동 거리를 찬찬히 둘러보다가 한옥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골목길과 동네에 반하게 되었다. 이태리총각의 공동 대표인 김혜라, 이준홍, 박명식과 의논해 익선동에 이태리총각 2호점을 오픈했다. 익선동에 위치한 이태리총각은 메뉴는 본점과 다를 게 없지만 분위기가 색다르다. “이태리총각 2호점 공사에 하나부터 열까지 참여했다. 기존 한옥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기둥과 서까래를 그대로 두었다. 두 계단 정도 아래에 있던 마당을 메꿔서 다이닝 홀로 꾸미고 자연 채광을 살리기 위해 한쪽 천장을 유리로 장식했다. 늘 아티스트들을 응원하며 때때로 그들의 다양한 작품을 레스토랑 벽면에 전시하기도 한다.” 전성환 공동 대표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의자, 조명, 커틀러리, 음악 등 이태리총각 2호점의 모든 요소가 레스토랑과 익선동에 어울리도록 의도했다고 덧붙였다.
총각핏자 피자가 가장 인기가 높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며 화덕에서 구워내고 기본을 중시하면서 ‘총각핏자’ 등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피자를 내기 때문. 토마토소스, 볶은 소고기, 리코타 치즈 등을 넣은 총각핏자는 매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의 조화도 뛰어나지만 김밥처럼 말아 썰어낸 모양이 유니크하다.
GOBUGI SUPER
가맥집 전주에서 전파된 가맥집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이다. 가게(슈퍼)에서 파는 술과 안주를 가게 앞 테이블에서 먹고 마실 수 있는 소소하면서도 매력적인 공간인데, 요즘 20~30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4월에 오픈한 ‘거북이 슈퍼’는 박지호 대표가 그의 고향인 충청도에 있던 가정집을 개조한 슈퍼에서 모티브를 얻어 완성한 가맥집이다.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가맥집을 꾸준히 운영하고 삶 자체도 천천히 꾸려가고 싶어 하는 그의 바람을 담고 있는 곳이다.
연탄불 박지호 대표가 연탄불에 직접 구워주는 먹태, 오징어, 쥐포가 베스트 메뉴다. 한옥에서 연탄불에 구운 먹태를 마요네즈, 간장, 청량고추가 섞인 소스에 찍어 먹으며 맥주 한 잔 곁들이는 작은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마른안주를 비롯해 컵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간단한 먹을거리, 클래식한 맥주부터 대동강 페일 에일과 긍정신 레드 에일 등 크래프트 맥주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정겨운 분위기 익선동의 한옥 130여 채 중 수십 채는 여전히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정집이다. 그들이 때때로 휴지나 비누 등 생필품이나 간식을 사기 위해 거북이 슈퍼를 들르는 모습이 정겹다. 주변에 가정집들이 있기 때문에 맥주 외에 많이 취할 수 있는 소주와 막걸리는 팔지 않는다.

Editor LEE EUNG KYUNG Photographed KIM JU HWAN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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