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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SEE THE FUTURE - ①

패션으로 말하는 남자들이 응집된 두 곳, 피렌체와 런던에서 2017년 가을/겨울을 미리 만났다.

#PITTI DANCE OFF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마침내 공개된 피티 워모 91 현장의 춤추는 사람들.

피렌체 여행 중 눈을 어디로 돌려도 잘 차려입은 남자들로 가득하다면 피티 워모 시즌이 돌아왔다는 증거다. 남성복 박람회인 피티 워모는 1년에 두 번 포르테차 다 바소 광장에서 열린다. 올해 1월 91회째를 맞은 피티 워모는 #PITTIDANCEOFF를 키워드로 펼쳐졌다. 각자 자신만의 춤을 추듯 본인의 스타일을 이야기하자는 의미였다. ‘네가 어떻게 춤을 추는지 가르쳐주면 나도 네가 어떻게 옷을 입을지 알려주겠다’라는 취지로 스타일의 물물교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주최 측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피티 워모에는 2만4300명의 바이어와 약 3만6000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참가 국가는 100개가 넘었고 그중 한국은 톱 20 외국 시장에 선정됐다.

피티 워모에서 눈에 띄는 큰 흐름은 ‘럭스 캐주얼’이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라르디니, Z 제냐 등 클래식을 지향하는 브랜드 또한 캐시미어 조거 팬츠나 스키에서 영감을 받은 캐주얼 요소를 곳곳에 접목해 변화를 추구했다. 이런 트렌드는 피티 워모의 상징인 스트리트 룩에서도 감지됐다. 수트, 페도라, 구두로 점철된 룩에서 벗어나 블루종, 스니커즈, 나일론 소재 백팩, 후드 티셔츠로 그 영역을 넓힌 것이다.

1
PS BY PAUL SMITH _#SPECIAL_EVENT
‘PS’라고 쓰인 분홍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며 눈길을 끌었다. 추신을 덧붙일 필요도 없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PS 바이 폴 스미스는 컨템퍼러리 감성을 담은 폴 스미스의 세컨드 레이블이다. 2016년 5월 론칭한 이래 열한 개의 매장을 운영중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디자이너 폴스미스는 1993년 피티 워모에서 캣워크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피티 워모와 인연이 깊다. 그는 20여 년이 지나 피렌체를 재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아크로바틱이나 현대 무용으로 옷의 소재와 기능을 설명하는 PS 바이 폴 스미스의 방식은 관람객의 흥미를 끌었다. 옷의 방수 효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공연 도중 물을 뿌리고 아크로바틱 안무로 옷의 활동성을 강조하며 작은 주머니에서 바람막이를 꺼내는 안무로 휴대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폴 스미스의 젊은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무궁무진한 시도가 가능하다고 피력하는 듯했다.

2
GOLDEN GOOSE DELUXE BRAND _#10th ANNIVERSARY
골든 구스 디럭스 브랜드는 아이코닉 아이템인 스니커즈의 탄생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다. 골든 구스 디럭스 브랜드의 스니커즈는 한껏 해지고 긁힌 듯한 빈티지 느낌을 그대로 살려 마치 10년은 신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벤트가 열린 스타초네 레오폴다(Stazione Leopolda)에 들어서니 천정에 고정된 전광판에서 골든 구스 디럭스 브랜드의 동영상이 재생되다가 이내 암전됐다.
원형 설치물에서는 스케이트보더들이 신명 나게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규모가 큰 이벤트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골든 구스 디럭스 브랜드가 스케이트보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스니커즈의 라벨을 들춰보자. “For skateboard use only. Not designed for other activities.”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만 신으라는 말이다. 이토록 보더에게 애정 넘치는 브랜드라니. 골든 구스 디럭스 브랜드는 스니커즈 10주년을 기념해 최초의 슈퍼스타 모델을 복각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3
TIM COPPENS 
_#GUEST_
DESIGNER
디자이너 팀 코펜스가 낯설다면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보그너의 디자이너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고 
아디다스와 폴로 랄프 로렌의 스포츠 라인인 RLX
를 거치며 스포츠웨어에 특화된 디자이너라는 것. 
2012년 자신의 브랜드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바니스 뉴욕이 그의 컬렉션을 보자마자 주문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피티 워모 91에서는 남성복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되어 2017년 가을/겨울 컬
렉션을 발표했다.
애슬레저 룩을 주로 선보이는 그는 나일론 점프수트에 체크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을 매치하거나 후드 티셔츠에 블루 셔츠를 레이어드하는 등 진화된 애슬레저 룩을 보여주었다. 테일러링과 스포츠웨어를 접목해 미래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 팀 코펜스는 디지털 매거진 에 의해 ‘내일의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COTTWEILER FOR _
#COLLABORATION REEBOK

동굴 같은 공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숨 막히는 정적에 잠겼다. 리복이 코트 
웨일러와의 협업으로 론칭한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 현장이다. 모델들은 
시신처럼 누워 있거나 수증기가 자욱
한 곳에 서 있거나 조각상 앞에 정렬해 
있다. 이런 생경한 분위기 속에서 대부
분 새하얀 옷들로 구성된 컬렉션은 스
포츠웨어라기보다 미래적인 느낌의 우
주복 같았다. 코트웨일러는 벤 코트렐
(Ben Cottrell)과 매튜 데인티(Matthew 
Dainty)가 이끄는 런던 브랜드로 하이패
션과 스포츠웨어의 경계를 허무는 아방
가르드한 분위기의 옷들로 유명하다. 이
번 리복 컬렉션 역시 테크놀로지 패브릭
을 사용해 시대를 초월한 진보적인 옷으
로 구성했다. 그렇게 코트웨일러와 리복
은 스포츠웨어의 새 장을 열었다.

5
HI BEAUTY _#PERFUME
피티 워모 91에는 새로운 섹션인 ‘하이 뷰티’가 추가됐다. 세계적인 아티스틱 퍼퓨머리에 헌정하는 의미로 마련됐는데, 이는 향수 박람회인 피티 프라그란체(Pitti Fragranze)와도 연결되어 있다. 유명 브랜드들이 집결한 메인 파빌리온에 위치한 하이 뷰티 섹션은 관람객이 브랜드 고유의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참가한 브랜드는 샤보, 에센찰멘테 라우라(Essenzialmente Laura), 푸에기아 1833(Fueguia 1833), 메종 베레토(Maison Bereto), 밀레 에 베르토(Miller et Bertaux), 모르프 퍼퓸(Morph Parfume), RPL 퍼퓸이다. 향기는 마지막으로 입는 옷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하이 뷰티 섹션에서는 잘 차려입은 남자들이 향기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피티 워모 91은 패션에 이어 그루밍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6
BMUET(TE), ORDINARY PEOPLE _#CONCEPT_KOREA

피티 워모 91에서는 한국 디자이너의 캣워크도 감상할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국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컨셉 코리아’를 피티 워모의 공식 패션쇼 장소인 도가나에서 진행한 것. 그 주인공으로 선정된 서병문·엄지나의 비뮈에트, 장형철의 오디너리 피플은 세계적인 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켰다. 비뮈에트는 신체 구조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옷으로 표현했는데, 특히 신체의 결함에 집중했다. 옷의 몸판에서 일부를 없애거나 재배치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 벨트 디테일을 적용하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한 것이다. 반면 오디너리 피플은 브랜드 이름 그대로 일상의 평범한 옷을 구현하며 넉넉한 실루엣의 팬츠 등 매력적이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Editor KIM WON, JULIA SONG Photographed LEONARDO RINALDESI, PITTI UOMO

2017년 3월호

<저작권자 © 로피시엘 옴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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